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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 산울림 오토캠핑장 - 맑은계곡이 최고인 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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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 캠핑장

 

"돈 내고 왜 길바닥에서 잠을 자니?"

캠핑 안 갈래?라고 묻는 남편한테 내가 한 첫 대답이다. 1박 2일 애청자인 나는 셀프 복불복인 캠핑에 굉장히 부정적이었다. 게다가 어린아이를 데리고? 이게 뭔 셀프고생이냐고!!! 싫어!!!라고 단호하게 대답하는 나 때문에 남편은 캠핑장비 하나 못 사고 눈치만 보다가 친구들 캠핑에 텐트하나 빌려 더부살이 캠핑을 시작했다. 집에 백일자리 아기가 있었고 동생 때문에 놀이터에서도 양껏 놀지 못하는 큰아이가 안쓰럽다며 남편은 온갖 이유를 붙여가며 캠핑을 가야 한다고 정말 매일매일 날 볶았다. 그렇게 날이 따뜻해진 어느 날 아빠한테 교육 잘 받은 큰아이가 캠핑을 가고 싶다고 뜬금없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한 달쯤 부자에게 세트로 들볶인 나는 텐트 사는 걸 허락했고, 캠핑 의자를 시작으로 정말 최소한의 캠핑용품들을 구입해서 지금 생각하면 정말 열악한 캠핑 장비만을 들고 첫 캠핑을 나섰다. 

 

 

 

첫인상이 중요한 이유

 

난 첫인상이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다. 내 성격을 아는 남편은 어떤 캠핑장이면 좋겠는지 이것저것 물어가며 몇날 며칠 캠핑장을 골랐고 캠핑을 좋아하는 지인들의 추천을 받아 횡성 캠핑장 및 몇몇 캠핑장을 골라서 가져왔다. 지금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아마도 강원도 위주로 골랐던 것 같고, 그나마 횡성이 가까웠으며 계곡이 너무 맑고 깨끗해서 한 번쯤 가보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후기가 마음에 들었는데, 주인장의 매너타임 체크가 칼 같아서 조용하게 쉬고 올 수 있다는 후기가 많았고 화장실이 깨끗하다는 후기도 많았다. 이것도 중요한 포인트!

 

 

 

 

아침이 너무 좋은 캠핑장

 

유치원생 + 백일짜리 아이와 함께 가는 첫 캠핑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완전 민폐조합도 이런 조합이 없다. 내 옆자리에 그런 팀이 오면 바로 생각했을 거다. 오늘 캠핑은 망했구나!!! ㅎㅎ 그런데 우리 애들은 징징대는 스타일도 아니었고 말이 많은 편도 아니라 보통의 아이들보다는 조용한 편이다. 조용히 모래놀이터에서 흙을 파고 놀다가 해먹에 누워서 하늘 보다가 정 심심하면 탭으로 만화를 봤다. 둘째는 세상 평화로운 스타일에 배만 부르면 울지 않는 때여서 걱정보다는 수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옆자리가 신경 쓰여 내가 애들은 전방 마크한 터라 내 생각에도 큰 민폐는 아니었던 것 같다. 단, 내가 애들을 전부 케어하느라 텐트 치고 주변 정리하고 밥하고 뒷정리하는 건 다 남편의 몫이었다. 자기가 오자고 졸라서 온 거라 그런지 큰 불만도 없었던 것 같고 처음이라 남편도 아이도 모든 게 다 재미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캠핑이란게 꽤 괜찮구나..라고 생각했던 포인트는 밤에 애들 다 재워놓고 조용히 남편이랑 불멍 하며 맥주 한잔 했던 순간. 아침에 일찍 일어나 맑은 공기와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계곡길을 산책하던 순간들이었다. 사실 임신-출산-독박육아로 아무 곳도 가지 못하고 집에 아이들이랑 복작복작 부대끼며 지내느라 너무 지쳐있었는데 그 짧은 몇 개의 순간에 기분전환이 확~되는 느낌이었다. 덕분에 캠핑에 발을 들이게 되었달까?

 

 

 

 

이후로도 친구네 가족이랑 함께 또 와보고 오빠네 가족이랑도 함께 와봤는데 거리가 좀 있지만 다들 물이 좋고 조용하고 깨끗한 곳이라 만족하고 가셨다. 최근에는 먼길을 운전하게 하는 게 좀 미안해서 오랜 기간 하는 게 아니라면 가능한 근교 캠핑장을 이용하고 있긴 한데 글 쓰면서 지난 사진들을 돌아보니 올해.. 여름엔 한 번쯤 다시 가보고 싶어졌다. 요즘 사진 몇 개 보다 보니 주변 정돈이 더 잘되고 사이트도 정리를 조금 더 하신 모양이다. 궁금해서라도 한번 더 가봐야지! 여름 캠핑장으로 추천 꾹 박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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