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봉뵈르(Jambon Beurre)는?
잠봉(Jambon, 얇게 저민 햄)과 뵈르(Beurre, 버터)를 바게트에 넣어 먹는 샌드위치를 말한다.
내가 즐겨가는 요리카페에 어느 날부터 신기한 샌드위치가 자주 올라왔다. 이름도 이상해. 잠봉뵈르가 뭐지? 너무 궁금했는데 주변엔 파는 곳도 없었고 이걸 사러 나갈 수도 없고 볼 때마다 궁금하기만 했다. 그래서 이리저리 검색을 하다 보니 햄+버터+바게트 조합이랜다. 햄-버터-바게트? 이게 무슨 맛이 있어?라고 생각했는데 먹어본 사람마다 의외의 조합인데 심플하지만 맛이 엄청나다고 입이 마르게 칭찬들을 하는 거다. 너무 궁금해하던 차에 쿠팡에서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잠봉슬라이스를 팔고 있는 걸 발견했다.
소금집에 못가면 만들어 먹는 거다!
원래는 안국동에 유명한 소금집에 가서 그 유명한 잠봉샌드위치를 한번 먹어보고 싶었다. 오리지널의 맛을 봐야 만들어 먹던 찾아먹던 할거 아니냐며.. 하지만 육아에 매인 이 몸은 어느 곳도 갈 수가 없었고 소금빵의 잠봉은 가격보다 배송비가 깡패라 구입하기가 망설여지던 차에 쿠팡의 도움을 받아 가장 구하기 쉬운 존쿡델리미트 잠봉햄을 구입했다. 버터는 한동안 버터계의 에르메스라며 난리였던 라꽁비에뜨가 냉장고에 있었기에 맛난 나폴레옹 바게트를 공수해서 기대하고 고대하던 잠봉뵈르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었다. 잠봉뵈르 샌드위치 레시피가 초간단해서 용기가 생긴 것도 있다. 그저 바게트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버터를 두껍게 바르고 잠봉을 올려 먹으면 끝. 만들면서는 의심이 갈 정도로 들은 게 없는 샌드위치라 걱정을 했다.
잠봉뵈르 샌드위치 너어~???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런지 첫맛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뭐가 잘못된 거지?라고 생각하다가 뭔가 싱거운 듯한 느낌 때문인가 싶어서 잠봉을 적당히 더 넣어봤다. 그렇게 짭조름-담백한 맛이 조화를 이루자 띠용!!! 하면서 갑자기 맛이 확~ 오르는 게 느껴졌다. 남편은 세상 그게 무슨 맛이냐며 비웃고 지나갔는데 꼭꼭 씹다 보면 햄맛과 버터 바게트의 고소함이 한 번에 밀려오는 게 그 자리에서 바게트 1/3을 먹을 만큼 맛이 있었다. 첫인상이 너무 좋아서 잠봉햄이 할인할 때마다 큰 부담 없이 카트에 넣었고 꼭 바게트가 아니어도 바삭한 토스트빵에 함께 먹어도 맛있었다. 마치 파리지앵이 된 기분이랄까? ㅎㅎ 내가 한동안 너무 빠져서 먹으니까 남편도 궁금해하다 홀라당 빠져서 한동안 주말 아침은 잠봉뵈르로 해결했었다.
한동안 안 만들어 먹고 있어서 잊고 지냈는데 이즈니버터는 냉장고에 있으니 주말에 인사동에 놀러 가는 길에 소금집에 들러 오리지널 잠봉뵈르 맛도 보고 맛집의 잠봉햄도 구입해 와야겠다. 인사동에 맛난 빵집도 많으니 바게트 맛집도 검색해서 같이 사서 와야지. 오랜만에 맛볼 생각을 하니 설렌다. 찾다보니 요즘은 잠봉뵈르 맛집들이 많아졌네? 연남동의 스윗 사워 솔트, 바게떼리아 다 미아논나, 고트델리, 성수동 에르제.. 빵순이는 아니지만 새로운 맛집이라니 눈이 번쩍 띄인다. 내 언젠간 가보고 말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