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고학년이 되면 사회과목이 추가된다
사회-과학이 추가되면 초등 고학년이 된 거란 실감이 된다. 사회 관련 수업도 굉장히 다양해지고 깊어지는데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봄을 맞아 지역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역사시설을 탐방하고 발표하는 기간이 있었다. 경기지역의 다양한 시설들을 몇 가지 추천해 주셨는데 아이는 세종대왕릉이 궁금하다고 해서 우린 세종대왕의 영릉을 방문해 보기로 했다. 난 세종대왕릉이 경기에 있는지도 몰랐고 그게 영릉인지도 몰랐으며 효종대왕의 영릉과 근처에 있는 줄도 몰랐다. 아이 덕분에 나도 역사 교육을 다시 받는 느낌이었던 시간이었고 따뜻한 봄날 높지 않은 산을 트레킹 하는 느낌으로 다녀왔다. 길은 다 산길이지만 높낮이가 심하지 않아 유모차로 오신 분들도 많았다. 외국인도 많았고.
새로 단장한 세종대왕 영릉
위치는 세종대왕면 영릉로 269-50이고, 관람시간은 계절에 따라 끝나는 시간의 조절이 있지만 9시~4시 사이에 관람이 가능하며 입장비용은 개인 1인당 500원이며 단체 할인은 10인 이상 기준 인당 400원이다. 가기전까지 합장릉인 것은 몰랐다. 도착해서 설명팸플릿을 보기 전까지 효종대왕릉이 바로 옆 산에 있는 줄도 몰랐지만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고 안내되어 있어서 우리는 효종대왕릉을 먼저 보고 돌아오며 영릉에 들려보기로 했다. 안내팸플릿에 보면 거리별 소요시간이 안내되어 있고 산책로별 난이도 구분이 되어있으니 참고하며 결정하면 좋다.
세종대왕 영릉 : 조선조 제4대 세종대왕(재위 1418~1450)과 소헌왕후 심씨의 합장릉이다. 대왕은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한글을 창제하고 측우기, 해시계등 과학기구를 발명하였으며 아악을 정리하고 북방의 야인을 정벌하여 국토를 확장하였으며 대마도를 정벌하여 국방을 튼튼히 하였다. 학문을 충정하여 학자를 양성하고 활자를 개량하여 용비어천가, 농사직설등 수많은 책을 발간하였다. 왕릉은 조선왕조의 능제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능의 하나로서 합장릉임을 알 수 있는 두 개의 혼유석이 있고 봉분 둘레에 돌난간을 둘렀으며 12개의 석주에는 12 간지를 문자로 새겨놓았다. (세종대왕 영릉 홈페이지의 기본 설명자료에서 추출)
그 시대에 사용했던 다양한 시설들을 함께 볼 수 있는 곳
각각의 릉 근처에는 릉을 관리하는 관리인들이 거처하거나 제례등을 준비할 수 있는 재실 공간들이 남아있는데 오래된 시설이지만 아주 관리가 잘 되어있어서 시간의 흐름이 많이 느껴지는 시설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우리는 효종대왕릉을 먼저 보고 내려오면서 세종대왕릉을 봤는데 날씨가 좋고 주변 환경이 산책로처럼 잘 만들어져 있어서 오랜만에 가족들이 자연을 만끽했던 것 같다. 하지만 영릉 내에는 식음료를 제공하는 곳이 없으므로 아이들과 함께 할 때는 물정도는 챙겨가는 게 좋다. 우리는 시간이 얼마 안 걸릴 거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갔다가 아이들이 힘들어해서 조금 고생했다. 큰 아이는 사회수업도 듣고 역사책도 읽어 기본 지식이 있으니 릉을 보고 관련 설명을 들으며 재미있어했는데 어린 둘째는 힘들어했던 시간이다. 옛날 사람들이 살던 집.. 신기하네.. 끝. 그래서 둘째는 꽃구경 나무 구경 벌레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양쪽 릉을 다 보고 내려오면 새로 지어진 재실 건물이 있어 아이들이 쉬면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아이들이 마침 다리 아프다고 해서 우리도 여기서 책을 읽으며 한참 쉬다 내려왔다. 그리고 내려와서 세종대왕역사문화관에 들러 발표를 위한 정보들을 좀 수집하고 다양한 전시물들을 구경하고 나왔다. 문화관 쪽에 카페가 하나 있어서 가볍게 음료를 마셨는데 음료 상태에 비해 가격이 좀 높다. 하지만 자판기를 제외하고는 시설이 이곳 한 곳뿐이라 자리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인기였다. 우리는 아이들 시원한 아이스초코라테 한잔하면서 쉬다가 나왔는데 아이들이 많아서 그런지 아이들 음료도 간식도 약간 준비되어 있었다.
자료관에 가면 세종대왕과 관련된 상당히 많은 자료가 준비되어있는데 굵직굵직한 자료들보다 소소한 자료들이 많았다. 세종대왕과 관련된 주변인들의 자료들이 많았는데 예를 들어 세종대왕이 딸이나 아들과 주고받았던 편지 같은 것들도 아주 많이 있었다. 출궁 한 자식들에 대한 걱정을 절절하게 적은 편지들을 보니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왕이라 해도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기서 1년 뒤 보내주는 엽서도 적었는데 아직 오질 않았다. 아이가 꽤나 기대하며 무언가를 적어 넣었는데 보여주질 않아서 궁금하다. 1년 뒤에 보라며 우체통에 그냥 쑥~ 넣어버렸다.
영릉은 처음 방문해봤는데 전반적으로 새로 단장한 느낌이었고 릉들 사이에는 화장실이 없지만 곳곳에 깨끗한 화장실도 준비되어있었고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한옥을 느낄 수 있는 공간도 있었으며, 오래전 사람들이 살았던 공간들도 잘 정비되어있어서 책으로만 읽던 것들을 실제로 경험해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역사에 관심이 많거나 세종대왕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 볼만 한 공간인 것 같다. 초등 3학년 이상이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