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봄이다
추운 겨울엔 아무리 캠핑이 좋아도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난로도 사고 따신 것도 먹어봐도 추운데 야외에서 자는 건 무리가 있다. 아이들 챙기다 보면 즐기는 것 없이 하루가 가는 기분이라 날이 따뜻해지면 캠핑을 가야겠다 생각했다. 이건 작년 봄에 갔던 캠핑장인데 우리가 골랐던 건 아니고 친구네가 고른 캠핑장이었다. 일단 캠핑장 사이즈가 매우 커서 자리가 많아 골랐다고 들었는데 벚꽃이 너무 예뻐서 기억에 남는 캠핑장이다. 특히 동물들이 있는 특이한 캠핑장인데 말, 양, 토끼가 있어서 당근을 사서 주면 아이들이 먹여볼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하다. 그래서 아이들이 더 좋아했던 것 같기도 하고 시설이 딱히 엄청 좋은 곳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놀만한 것들이 몇 가지 있고 어른들은 캠핑 사이트가 조금 넓어서 좋은 것 같다.
트램펄린이 있다
우리는 상단에 있는 캠핑 사이트에서 머물렀는데 여기 화장실 바로 앞에 중-대형 트램펄린이 있었다. 아이들이 바글바글했고 작년만해도 코로나여서 마스크를 쓰고 뛰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신나서 뛰어놀았다. 밥 먹고 가서 뛰고 간식 먹고 가서 뛰고 쉬다가도 가서 뛰고 자기 전까지 가서 뛰더라.. 덕분에 잠은 잘 잤던 것 같다. 처음에 같이 간 팀이 있어서 거기 언니 오빠들이랑 같이 놀러 갔다 올라오고 하니 너무 편했다. 거리가 조금 있어서 걱정되었는데 언니오빠친구들이랑 잘 다녀와서 밥해먹이고 간식해먹이고 하니 하루가 바로 갔다. 아이들 기운 빼는데 최고였던 것 같다. 주변에 어른들이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으니 크게 위험하게 노는 아이들은 없었던 것 같다.
시설이 깨끗하진 않다
요즘은 엄청 관리 잘되는 캠핑장도 많은데 이곳은 그런 스타일은 못된다. 우리 사이트가 메인사이트에서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화장실이 정말 관리가 안된다. 화장실 가기 싫어서 맥주마시기 싫었던 캠핑장은 처음이다. 개수대는 야외, 매우 일반적인 스타일이었고, 우린 1박의 경우 샤워를 딱히 하진 않기 때문에 사실 샤워실 상태는 확인도 안 해봤다.
그래도 이 캠핑장을 가는 이유
봄은 벗꽃의 계절 아닌가? 내 경험상 벚꽃비를 맞을 수 있는 유일한 캠핑장이었다. 캠핑장 전체에 벗꽃나무가 지천에 있어서 우리가 갔던 그 타이밍에 바람만 불면 벚꽃비가 내렸다. 차에도 수북하고 텐트에도 수북하고 벚꽃이 여기저기 흩날리는 게 그렇게 이쁠 수가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우린 올해 벚꽃시즌에 또 예약해서 가보려고 한다. 그리고 여기는 사이트가 넓어서 그런지 모르겠지 나 메인사이트랑 조금 거리가 있는 도로 쪽으로 강아지 동반 사이트가 따로 있다. 많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애견동반 사이트의 경우 자리 예약이 정말 어렵다고 들었다. 그쪽 벗꽃이 너무 예뻐서 구경 갔었는데 작은 녀석들이었지만 강아지가 정말 많았다. 우린 보통 체크아웃하러 내려오면서 매점에서 당근을 사서 아이들이 주고 싶은 녀석들에게 당근을 먹이는데 정말 많은 아이들이 정말 계속해서 당근을 먹이는데도 동물들이 끊임없이 당근을 달라고 해서 이러려고 애들 밥을 안 주는 건가 생각이 되기도 했다. 이번에 갔을 때는 새끼 토끼들이 많아서 어찌나 귀엽던지 작은 아이가 토끼케이지에 붙어 앉아 집에 갈 생각을 안 해서 난처했다. 트램펄린-동물체험-벚꽃만으로도 봄엔 한번 가볼 만한 캠핑장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