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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D+266] 웃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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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밤 샤워하고
새기저귀 새옷을입혀
자라고 젖을 먹여도

어느 순간부터 놀다자려고 버둥버둥~

불을꺼도 뭔가 보이는게 많은지
로션통도 뒤집고 기저귀도 뽑아내고
옷도 다 헤집어 놓으며
자꾸 범퍼쿠션을 넘어가려든다

누워서 놀만한걸 주느라 수유램프를 줬는데
어느순간 이 램프의 작동방법을 깨우쳤는지
끄고 켜는걸 무한 반복!!!

살살 톡톡 터치해도 잘 되는데
힘 조절이 안되는 울 아가씨는
드럼치듯 때린다

아모램프 곧 안녕할 운명~


크리스마스가 월요일인덕에
마치 연휴처럼 쉬고있다

미루고미루던 방정리를 하고 있는데

예전 같으면 몇시간 바짝 치우고
청소기까지 싹 돌렸을것을

아이들이 불러대고 틈틈이 챙겨먹고
내물건이 아닌 물건들을 정리하자니
끝이 안나서 이틀째 치우고 있다

물론 그동안 너무 어질러둔탓이 더 크다

거의 발디딜틈이 없이 쌓아만 놓고
지낸게 거의 3개월이니까

무튼 이제 크리스마스까지만 치우면 될듯!


-


둘째는 한참 바쁜시기에 태어나기도 했고
화장실이 비좁아서 한기가 느껴질무렵부터
내가 혼자 씻겼는데

아이들이랑 놀아주는건
나보다는 아빠가 더 잘하니까
깨끗하게 씻겨서 헹굼물에 담궈놓고
남편을 불렀다
오랜만에 딸래미랑 좀 놀아주라고~

한 5분쯤 놀았나?

아가씨 나가실께요~ 하길래
목욕수건을 들고 갔는데

응?

물이 초록색!?!?!?!?!?!?!?!

덩어리가 두어개~~~~~~~~~

What?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혀 의도한게 아닌데
남편은 분명 계획적으로 부른거란다

8개월동안 한번도 없었던 일이며
큰아이를 씻기는동안도 경험 못한일을

왜 굳이 혼자 잘하다가
왜 굳이 오늘 놀아주라 불렀냐며

자기가
X물에 애를 씻겼다며~
그물에 손을 담궜다고 ㄷㄷㄷㄷㄷㄷ

타이밍한번 나이스하네 ㅎㅎ

오랜만에 아빠가 너무 재미나게 놀아줘서
딸래미가 괄약근 조절에 실패한 모양이다


-


요즘 첫째가
[EBS 호기심딱지]라는
프로에 푹 빠져있는중이다

아이들이 집에있는 도구들로
쉽게 할 수 있는 실험들을
알려주는 프로인데

내눈에는 당연해보이는
초 단순 과학 실험들이
너무너무 재미있는 모양이다

호기심맨이 했던 실험을
자기도 똑같이 하는게 너무너무
신나서 눈이 똥그래지고는
흥분을 막 하는데~

그 순간에는 귀엽지만

얼마전 초계란 사건 이후
이 실험들을 곱게만 볼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젤리달걀(?)이라는 이쁜 이름으로
큰애를 홀려내서는

식초에 달걀을 5일동안 담궈서
겉껍질을 녹여 말랑한 식초달걀 만들기를
하게 했는데

달걀막이 튼튼할리가 없어서
말랑말랑한 달걀을
쪼물쪼물 만지는걸
얼른 통에 넣으라고
넣어두고 만지라고
이야기해줬는데도

호기심맨은 막 굴리고 그래도 괜찮았다는
우리 호기심딱지 광신도 첫짼
들고다니며 주물주물 쪼물쪼물

그러다

그것이 결국 놀이매트 위에서
퍽~하고 터져버렸고

식초+달걀이 콤보로 바닥에 쏟아졌다



난 한참 저녁을 만들던 중이었고
일찍 퇴근한 남편이 뒷정리를 했으니 다행

나 혼자 저녁하다 그꼴을 마주했다면
큰아이는 그날밤 무사하지 못했으리라

ㅡㅡ;;;;

암튼 그 사건 이후
뭔가 실험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면
필요한걸 찾아주고 도와주면서
아이에게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게 되는데



신기함에 눈을 빛내며
자기의 실험을 자랑하는 아이에게

1. 와~ 잘했구나
     근데 뒷정리는 어떻게 해야하냐면

2. 어 ~ 그러네 근데 여기까지만해

3. 오 ~ 신기하다 근데 이거 여기서만 놀아

4. 응~ 그러네~ 근데 언제까지 할꺼야?

라는 무성의하기 그지없는
대답만 하게 되버렸다



이 중요한 시기에
호기심을 키워줘도 모자랄텐데
이 호기심 덩어리를 밟고있으니
미안하기도하고 걱정도 된다


하지만
그걸 뻔히 알면서도
혼자서는 뒷처리가 감당이 안되고

내 눈밖에서 둘째가 한참 바닥물건을
입으로 가져가는 시기라 예민해져
나도 모르게 첫째를 닥달하고 있었다

아는데..
미안한데..
잘안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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