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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봄날 벚꽃 그리고 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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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예정일을 알고난 뒤
큰 아이에게 동생은 따뜻한 봄이되면
만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길고 추운 겨울이 지나고
미세먼지 가득한 날들을 지나
길가에 개나리가 피고
공원길에 동네 양지바른 곳에
이르게 피어난 벗꽃들을 보며
진짜 그날이 다가오는구나
실감하고 있었는데..

뿅~ 보리가 태어났다.

초음파로 엄지를 야무지게 빨아대던
우리 아가씨~

주말 진료에 2cm는 이미 열렸다고 했지만
아기는 아직 위에 떠있다고 해서

마침 미세먼지가 없는 화창한 주말이라
공원길을 산책하고 일부러도 더 걸었더니

일요일 저녁 모두 깨끗하게 씻고 정리하고
자려고 앉아있다가 양수가 파수!!!

아들은 급 시댁으로 보내기로 하고
병원에 방문.

양수가 맞고 집에서 준비하고 병원까지
도착하는데 2시간 정도 걸렸다.
(4/2 PM 10시 30분~ 12시 30분)

양수파수는 처음이었는데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막 쏟아지는게~
옷을 갈아입고 또 갈아입어도 계속 젖어서
계속 갈아입어가며 빠르게 준비를 했다.

그렇게 병원에 도착했는데
가는동안도 간간히 미약한 진통이 있더니
도착하니 이미 3cm

남편은 아들을 시댁에 보내러 가고
난 입원을 준비하고 3종세트를 샤샥 끝나고
누워있으니 급 4cm..

이번엔 무통주사 시술이 너무 아파서
무서웠다. 기분나쁜 느낌이 척추를 타고
흐르는 약물도 바늘도 다 싫었음.
하지만 덕분에 출산이  순식간에 끝났지~

그렇게 누워서 대기하는데
그제서아 5년만에 다시 눕게된
가족분만실을 구경함

달라진건 방안에 생긴 화장실?
덕분에 관장이 수월했음 ^^;;;;;

아무튼 그렇게 누워있는데
간간히 진통시작

근데 생각보다 간격이 짧아서
슬슬 무서워지려는 찰라에
간호사샘이 무통을 놔주시네?

그때부터는 모든 신경이 다 발끝으로 ~
하반신 마취가 되면서 다리전체가 간질
발끝은 아리고~ 원래도 이랬나 싶게
이상한 느낌이..

그래도 여유는 있으니
미국이랑 독일에 있는 친구들이랑
시차맞는 카톡을 나누고 ^^;;
간간히 내진을 당하며(?) 기다리는데
선생님들은 자꾸 남편 언제 오냐고 묻는다.

그러다 급 5cm쯤 열렸을때가 2시반쯤?
남편이 도착하니 선생님들이 완전 반겼다며
"아버님 오셨다!!!"라고..
왜들 그러셨는지는 30분뒤에 알았지..ㅠㅠ;

암튼 남편이 도착해서 한시름 놓고
둘이 농담을 주고받으며
6시간만 기다리면 담당샘 출근이니까
좀 기다렸다 낳자~ 이러고

진통수축 그래프랑 아기심박을 지켜보는데
남편이 안아프냐고 물음

괜찮은데? 했더니
그때 진통그래프가 100을찍고도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며~
난 30초쯤뒤에 아~하는 가벼운 생리통
증상을 느꼈음..

이래가지고
6시간 버틸수 있겠어? 라는 남편 질문에
더 참아볼까? 대답하고 웃고 떠드는데
내진하던 샘이 갑자기 출산하실께요~하네

"지금이요?"
"네!"

그러더니 시트변신하고
수술복입은 샘들 우르르
남편 불려나가고

이게 뭐지? 지금 낳아? 이러는데..
샘이 진통올때 힘주자고..
자동으로 옛경험이 떠올라 자연스레
자세는 잡히는데 다리가 덜덜덜~

아들 낳을때 느꼈던 모든 고통과 공포가
한순간에 쓰나미처럼 되돌려지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한번 힘주고 다시 다리 풀리는데
등뒤에서 남편이랑 샘이랑 고개 받쳐주고
아래로 힘주래서 끙~
2~3번 했더니 이번엔 의사샘 등장!

뭐 이리 빠르지? 생각할 틈도 없이
다시 2~3번 힘주는데
아기 머리가 까꿍~했다 들어가더니
진통이 잠시 멈춤

모두의 부담스러운 시선이 나한테 집중되고
두번더 길게 호흡참고 밀어내며 힘을 주니까
아기 머리가 나왔다.

곧이어 부드럽게 어깨가 빠졌고 뒤이어
이야기를 들으니 머리랑 손이 같이 나왔다고

그렇게 아이가 나오고 가슴에 올려지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뚝뚝..

"보리야 엄마야"하니까
울다가도 눈뜨고 두리번 두리번 날 찾는다.

가슴에 올려두니까 따뜻하고 부드럽고
보리야~ 보리야~ 불러주니
조용히 엄마아빠 목소리를 듣는다.

아빠가 탯줄을 자르고
몸을 닦아 다시 가슴에 올려줬는데
젖냄새를 맡더니 입을 오물오물~

그리고 이어진 후처치는
너무 길었다.

선생님이 워낙 꼼꼼하셨고
아기가 나오면서 경부가 살짝 헤져서(?)
한땀 더 꿰메셨다는데
위치가 위치니 만큼 오래 걸리더라..ㅠㅠ

자궁에 고인피도 한참 빼주셨고(?)
덕분에 하루지나니 오로가 거의 안나온다.
아래도 꿰맨것 같지 않게 편안하고~

- 나머지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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